◆ 금융그룹-핀테크 스타트업 상생전략 / ② KB금융 ◆
KB금융이 핀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특히 서울 명동 KB국민은행 본점 별관에 위치한 'KB스타터스밸리(KB Starters Valley)'에서 글로벌 진출 '무기'인 핀테크 신생기업들을 키우고 있다. 이곳에는 인증기술 특허 보유업체인 지코드이노베이션과 P2P 대출 중개 플랫폼 운영사인 펀디드 등 KB금융이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의 연구 공간이 위치해 있다.
KB금융지주 미래금융부 산하의 KB핀테크HUB센터는 지난해 3월 KB스타터스밸리를 설립해 핀테크 스타트업의 육성을 전담하고 있다. 작년 8월 KB 스타터스 1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1개 업체가 선정됐다. 권혁순 KB핀테크HUB센터 센터장은 "스타터스밸리를 통해 발굴한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국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 개척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초기에는 사업 자체의 유망성을 보고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한 '투자형' 기업 육성에 나섰지만 점차 KB금융의 계열사가 추진하는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제휴형' 기업 위주로 선정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5월 선정된 터치웍스 락인컴퍼니 센드버드 라인웍스 등 8~11호 KB스타터스는 모두 제휴형이다.
제휴를 통한 육성은 KB금융은 물론 핀테크 업체 입장에서도 '윈윈'이 가능한 지원 모델이다. KB금융은 추진하는 사업의 기술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고, 핀테크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KB금융과의 제휴를 통해 더 많은 사업 확장의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휴형 KB스타터스로 선정된 4개 스타트업도 KB금융 계열사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다. KB금융그룹과 핀테크 업체들의 제휴 전략은 한국 시장을 넘어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해외 진출 시 겪은 어려움을 핀테크를 통해 피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외 금융시장 진출 시 부딪히는 언어 문제와 문화적 장벽은 주로 대면 서비스에서 한계로 나타난다. 핀테크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비중이 높아질수록 이런 문제는 사라진다. KB그룹이 지난달 캄보디아에서 선보인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가 이런 방식을 통해 탄생했다. 현지 금융 인프라와 통신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5개 핀테크 업체의 기술을 접목했다. 센드버드의 대화형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락인컴퍼니'의 기술을 활용해 현지 상황에 맞는 보안 솔루션을
KB금융은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별 금융 환경에 맞는 현지화 디지털 뱅크 형태로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을 준비 중이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