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은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성 매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14거래일째 이어진 영향이 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5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8016억원과 2조88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각국의 통화 완화 정책 기대감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힘입어 지난 13일 이후 계속 200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 간 정책 결속력이 강화되는 흐름"이라며 "통화 완화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환경을 바탕으로 위험 선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1조2294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한 채권의 대부분은 국채(1조2221억원)였다. 이어 통안증권(55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18억원) 순이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는 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매수하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올해 2분기 만기 상환된 물량을 제외하고 3년 이하의 단기 채권을 8억3000만달러어치 매도한 반면 3년 초과 중장기 채권을 3억6200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3년 이상 중장기 채권 비중이 5.2%포인트 높아졌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우호적인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높아진 지수 수준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년째 박스권 장세가 이어져 온 탓에 이미 증시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연일 계속되는 외국인 순매수 행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코스피가 약보합 흐름을 보인 것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차익실현성 매도 강도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스권 상단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현재
향후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글로벌 빅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경계심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환진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