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인 연기금이 주가 150만원대에 진입한 삼성전자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반면 KT 현대모비스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가치주를 적극 매수하고 있어 주목된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3개월 간 주가가 20% 이상 오른 삼성전자 주식을 2600억원 이상 매도했다. 대신 KT와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을 각각 1000억원어치 이상 사들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매수종목을 살펴보면 연기금은 삼성전자로 몰렸던 증시 자금이 하반기 통신 자동차 등 가격이 싼 대형 가치주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0억원 가까이 연기금 매수세가 몰린 KT는 지난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KT 주가는 전날 대비 150원 오른 3만275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는 무선 유선 미디어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2년 1분기 이후 4년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며 “유선가입자 확대와 무선부문 1인당 평균매출(ARPU) 증가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실적 개선 전망에도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으로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싼 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주가가 12만원대까지 추락하며 부진을 거듭하던 현대차도 최근 바닥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주가 하락에 시총 2위자리마저 내줬지만 이달 들어 연기금 투신 등 기관 자금이 몰리면서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현대차 이익 성장율이 저하되면서 시장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삼성전자 못지 않은 가치주”라며 “최근 중간배당금으로 주당
성장주 가운데서는 제약 지주사로서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한미사이언스가 연기금의 선택을 받았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 인수합병(M&A) 해외진출 등을 전담하는 제약 지주사로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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