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는 지금보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 주식을 뜻한다. 가치주에 비해 현재 창출하는 이익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에 기댄 주가는 높아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밸류에이션이 비싼 편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IT 부품·소재 업종은 꾸준한 실적에도 주가는 낮아 가치주 영역에 속했다. 그러나 하반기 삼성전자가 반기 최대 규모인 17조원 이상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V-낸드 등 설비 투자에 쏟아붓겠다고 밝힌 후 관련 주식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일 OLED 증착 및 검사장비를 생산하는 동아엘텍 주가는 전날 대비 1.63% 오른 2만4900원을 기록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OLED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원익머트리얼즈와 SK머티리얼즈, AP시스템, 케이맥 등도 최근 줄줄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V-낸드 공정에 필요한 에칭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피에스케이 주가도 지난 3개월간 5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반도체 식각액을 생산하는 솔브레인은 51%, 테스는 58% 올랐다. 케이씨텍도 16%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 트렌드를 먼저 읽고 IT 부품·소재 업종에 투자해뒀던 펀드들은 최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44%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솔브레인 원익머트리얼즈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IT 비중이 높다.
설정액 1000억원이 넘는 펀드 중에서는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 펀드 수익률이 6.61%로 가장 좋았다. 이 펀드는 테라세미콘 엘오티베큠 나노신소재 등에 투자했다. 중소형 IT 주식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롱텀밸류' 펀드도 올해 들어 5.83% 수익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IT 업체들의 투자 사이클은 이제 시작 단계로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조선 정유·화학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가 중국 수요 확대 전망에 성장주로 묶이며 주가가 10배 이상 오르고 최근 3년간 화장품 바이오 업종 고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것처럼 IT 부품·소재 업종 밸류에이션도 상향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 펀드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