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 공포가 커지면서 빠른 청산을 전략으로 하는 파생상품의 출시가 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도마뱀(lizard)처럼 꼬리를 자르 듯 청산해 안정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은 리자드형 투자 상품을 발행하고 있다.
리자드형 상품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빠른 시일 내 정리할 수 있어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정 기간 동안 기초자산이 원금손실 구간에 빠지지 않았으면 약속한 이익과 원금을 제공해 조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세이프티 가드 ELS’의 경우, 3년 만기 상품이다. 1년 안에 조기 상환되지 않고 기초자산이 ‘녹인 배리어’에 빠지지 않으면 청산한다. 세이프티 가드 ELS는 지난 6월부터 9건을 발행했으며 55억원이 유입됐다.
NH투자증권은 또 다른 상품인 ‘릴레이찬스 DLS’도 4건을 발행해 총 100억원을 모집했다. 이 상품은 발행 3개월 후부터 매월 조기 상환을 평가하는 구조이며, NH투자증권이 지난 1달간 가장 많이 판매한 상품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투자도 ‘스피디 엑시트 ELS’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3건의 청약을 받았고 총 13억원을 모집했다.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과 현대증권도 리자드 구조의 ELS를 발행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홍콩H지수 하락이 겹치면서 ELS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정성을 강조한 상품들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ELS 순발행 규모는 1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빠른 자금 회전을 원하는 소비 욕구도 상품 발행을 촉진했다. ELS는 조기 상환이 늦어질수록 만기까지 안고 있어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상품이 만기를 3년으로 잡고 있으며 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 기회를 제공한다.
김현석 NH투자증권 상품지원부장은 “조기 상환이 1년 이상 미뤄지면 만기까지 진행해야 할 확률이 높다”며 “투자 기간 중 손실에 대한 불안 때문에 최근 빠
강종원 하나금융투자 프로덕트솔루션실 차장도 “조기에 자금을 회수해 또 다른 투자를 진행하려는 소비자가 많다”며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리자드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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