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이 1년2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 선을 깨고 이상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항공주와 자동차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항공주의 경우 원화 강세로 항공유 수입비용과 외화차입금 이자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해외여행 수요는 늘면서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반면 자동차주에 원화값 상승은 달러표시 수출가격 상승을 의미해 일본 등 해외 경쟁업체와의 수출경쟁에서 불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종가 대비 아시아나항공(7.3%), 대한항공(4.2%), 제주항공(5.1%), 티웨이홀딩스(6.4%) 등 주요 항공주들이 일제히 5% 안팎 크게 상승했다. 지난 8일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여파로 달러당 원화값이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만에 1100원 선 밑으로 내려간 가운데 항공 업종이 원화 강세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가 되면 가뜩이나 싸진 항공연료를 보다 싼값에 수입할 수 있는 데다 개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항공 여객 수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항공사들은 외화차입금 규모가 상당한데 원화 가치가 오르면 이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이 회사별로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달러당 1151.8원에서 지난 9일 기준 1108.0원으로 가치가 상승한 원화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올해 3분기에만 대한항공은 약 40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700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자동차주는 수출가격 상승으로 해외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1% 이상 동반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상반기 엔화 강세와 상대적인 원화 약세로 환율효과를 누렸지만 원화가 강세를 띠게 되면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하반기 실적 둔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