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현대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대부분 실망스런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거둔 깜짝 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2분기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나타났고,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주가연계증권(ELS) 부문 손실일 반영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135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5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ELS 운용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지난 2분기에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대증권은 “회계처리를 보수적으로 바꾸면서 ELS 부문에서 손실이 났고,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말 기준 현대증권의 ELS 보유잔액은 1750억원으로 1분기에만 ELS 운용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370억원 규모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과 채권 등을 손실처리(손상차손) 한 것도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4월 말 기준 현대증권은 현대엘리베이터(지분 3.23%), 현대아산(4.98%), 현대종합연수원(2.9%) 등 현대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증권은 현대상선 등 현대그룹 계열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주가가 떨어지자 현대그룹 유가증권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했다.
이밖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도 대부분 부진한 것으로 추산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삼성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 한국투자 키움 등 5곳의 2분기 잠정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평균 37.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실적 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에셋(31.8%↑)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증권사 순이익은 작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2분기 증권업종은 일평균거래대금(8.8조원)과 금리 하락세를 맞아 채권 운용 환경이 모두 우호적이었으나 ELS 운용 환경 악화로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해외지수형 ELS의 주요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 배당예상치가 줄어들고 금융당국의 ELS 추가 발행 제한 등으로 판매 관련 수익(회전율 급락)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합병을 앞둔 대우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9% 급감해 가장 감소폭이 클 것으로 추산됐다. ELS발행 잔고가 업계 최대 규모인 만큼 상품운용(트레이딩) 부문 손실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ELS발행 잔액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자체 헤지 비율이 높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전년대비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선방했다는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순이익 832억원을 올려 국내 증권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할 게 유력시 된다. 영업이익도 1092억원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동산금융과 부실채권(NPL)투자 등 수익성 위주 사업을 강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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