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
특히 올해 반기 실적(세전이익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538%나 급증했다. 2014년 5월 우리에프앤아이와 합병을 통해 탄생한 대신에프앤아이 실적은 더 좋다. 출범 당시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후 매년 그룹 내 핵심 수익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세전이익 기준 반기 실적은 6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나 늘었다.
대신증권이 지난 수년간 증권업 불황을 견디며 추진해왔던 그룹의 체질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이 앞다퉈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신증권은 오히려 조용히 내실 경영을 고수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대신증권은 계열사 간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대신금융은 2011년 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소홀히 했던 분야인 여신업, 부실채권(NPL) 사업 등에 뛰어들었다.
본업인 증권 부문에서도 성과가 나고 있다. 리테일 부문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2012년 말 29조3000억원 규모였던 고객 자산은 올 6월 말 현재 43조8000억원으로 50% 증가했다. 또한 수년째 적자 부문이었던 IB(투자은행) 부문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1위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외형 확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택한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2004년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시아버지인 고 양재봉 창업자에게 물려받은 가장 큰 유지인 내실 경영을 그대로 이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고 그룹 체질을 개선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을 위해서 대형화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오히려 수익모델 다각화가 더 적합하다는 게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이 대표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뒤 대표이사까지 오른 '대신맨'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의 책임경영을 적극 지원한다.
대신증권은 연말께면 31년 만에 다시 명동으로 사옥을 이전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간 체질 개선으로 계열사 수익성이 좋아지는 시점에서 명동 시대를 다시 열게 됐다"고 전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