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강퉁' 연말 시행기대로 中증시 뛰는데…어디에 투자할까
선강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중국 본토에 비해 홍콩 H지수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홍콩 H주는 중국 본토 기업이 발행했지만 홍콩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종목을 말한다. 이 중 일부는 중국 본토 시장에 동시 상장돼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론 본질가치 대비 주가가 싼 홍콩 H주 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선전 투자 비중이 높은 중국 본토 펀드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17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상하이 A시장과 홍콩 H시장의 상대적 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AH프리미엄지수는 16일 기준 125.47로 A주가 H지수보다 25.5%가량 높게 평가돼 있다. 홍콩과 중국에 동시 상장된 기업의 경우 같은 기업이라고 해도 홍콩과 중국 시장 특성 차이로 인해 주가 격차가 벌어진다. 이 지수가 100보다 크면 A주가 H주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현재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가 홍콩에 상장된 H주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라 외국인 자금이 H주에 몰리면서 그 가격 차이를 메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선강퉁이 시행돼 중국 자금도 홍콩으로 추가 이동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홍콩 H주가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강퉁의 연내 시행이 확실시되면서 상하이와 홍콩 H지수는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실시 방안이 비준됐다고 밝혔으며, 제일재경은 오는 11~12월 선강퉁이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H지수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며 이날 9720을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박스권에 머물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단기적으로 본토 대비 가격이 싼 홍콩 H주 펀드가 유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본토, 특히 선전 시장 투자가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최근 H지수가 상승하면서 지난 7월 초 149로 최근 2년 이래 고점을 찍은 AH프리미엄지수는 현재 120대까지 만회했다.
박준흠 한화자산운용 중국주식운용팀장은 "홍콩 H펀드는 미국 같은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급격히 상승한 것은 브렉시트 이후 위험자산 쏠림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신성장 산업 관련 종목들이 선전 시장에 많이 상장돼 있어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선전 종목 비중이 높은 본토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선전 증시는 상하이 증시보다 밸류에이션이 높아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종훈 팀장은 "선전 증시는 상하이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은 편"이라며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산업재, 소비재 같은 신산업 관련 종목들이 선전 거래소에 포진해 있는데 이들 중에서 차별화된 종목 발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선전 증시는 주가순이익비율이 30배에 육박하지만 기업이익증가율도 20%대로 높아 성장 기대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시장"이라며 "우량주를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2팀장은 "기존 중국 본토 펀드들이 상하이뿐 아니라 선전 종목들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며 "선강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상승 동력이 커질 수 있기에 선제적인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