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오는 30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최소 1조원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 유상증자분 4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최소 6000억원에 대해 채권단이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한진해운은 법정관리(통합도산법에 따른 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BNK부산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26일 오후 3시 채권금융기관 실무자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올해 2분기 실적악화를 감안해 회계법인이 새롭게 추산한 한진해운의 내년까지 부족자금 규모를 최소 1조원에서 최대 1조7000억원까지로 제시했다. 2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기존 추산 부족자금 규모 1조원~1조2000억원보다 더 늘어난 수준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협의회에서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한진그룹이 제시한 자구안 규모는 40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4000억원과 조양호 회장 사재출연 등 1000억원, 미국 TTI 터미널 주주매출채권 매각 600억원 등 총 5600억원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시하면서 대한항공 유상증자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족금액(최소 6000억원 이상)에 대해 채권단 자금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산업은행은 또한 이날 협의회에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을 포함한 1000억원가량의 추가 자구안도 제출했지만 이는 채권단의 부족자금 대출을 전제로 추가 상황 악화 여부에 따라 검토해 보겠다는 수준이라고 채권단에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조 회장 사재출연(개인 유상증자)은 추가 상황악화를 전제로 한 것이고 TTI 매각 역시 추진계획에 불과해 실질적인 자구안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진측이 요청한 추가적인 자금(6000억원)지원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법정관리를 시사한 셈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5일 이같은 자구계획 초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이에 산업은행은 “미흡하다”며 재제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은 이날 “더이상 낼 게 없다”며 같은 내용의 자구안을 다시 제출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단에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중단 여부 안건을 부의하고 30일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 자율협약 실사기간 종료일은 내달 4일이지만 내달 2일 사채권자 집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진그룹 제안대로 채권단이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추가자금 지원을 토대
[김정환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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