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이 부각되면서 이와 관련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나스닥에는 코스닥과 달리 신기술을 갖춘 대형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과 나스닥은 이름만 비슷할 뿐 성격이 판이해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에선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업종이나 사업 성격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또는 나스닥 시장을 선택하지만 한국에선 주로 기업 사이즈를 고려해 코스피 또는 코스닥 상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바이오 대형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시장에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코스닥이 나스닥과 비슷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코스닥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상장사가 IT·BT등 기술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뜯어보면 코스닥시장의 정체성은 기술주라기보다는 '조그만 상장사들이 몰려 있는 시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시장 부진은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변화로 수급이 꼬였기 때문"이라며 "요즘 같은 상황에선 수익성 좋은 중소형주도 오르기 어려워 기관들이 너도나도 코스닥 종목부터 팔아 치우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장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인덱스 위주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중소·벤처 기업들이 주식시장 상장,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전략은 여타 연기금·공제회 등에도 영향을 주므로 중소 상장사들이 느끼는 자금난은 수치로 드러나는 주가 하락률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코스닥시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한국거래소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모두 유가증권시장으로 직행하거나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해 '외면'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판 구글인 네이버,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등이 대거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며 "코데즈컴바인과 같은 만년 적자 관리종목이 지난 3월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자 신뢰가 더욱 추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공개 업계 간담회를 개
[용환진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