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는 신규 공모펀드가 7개나 출시되면서 500억원 이상 자금을 끌어모았다. 국내 증시의 흐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올해 말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ETF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홍융기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장은 "글로벌 ETF는 주로 기관들이나 자산가들이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를 통해 투자했는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에 투자했을 때는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환매와 신규 설정하는 데 최소 열흘 이상 걸려 즉시 대응이 어렵다"며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주식처럼 즉시 사고팔 수 있고, 보수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개인이 해외 ETF를 직접 매매할 수도 있지만 시장 전망에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가 굴려주는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한 펀드에 몰빵 투자하기보다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 연 5~6%의 '중박'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ETF에 자산배분하는 펀드들은 대부분 개별 국가의 대표 지수에 분산 투자하면서 시장 환경에 맞춰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쓴다. 최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5일 로보어드바이저업체 디셈버의 자문을 받는 'NH-Amundi 디셈버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출시했다.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ETF 전체를 대상으로 주식, 채권뿐만 아니라 금, 원유 등 원자재까지 다양한 유형의 ETF에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위험도별로 주식형 주식혼합 채권혼합 채권형 우량채권 순으로 펀드를 내놓아 투자자들 선택 폭을 넓혔다.
지난 4월 출시한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채권혼합)는 3개월 수익률이 2.65%로 순항 중이다. 박제우 키움투자자산운용 ETF팀장은 "최근 해외 증시가 불안한데도 물가연동채와 인도 자산을 편입시킨 것이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주효했다"며 "주식형 펀드도 중국, 인도 투자 비중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다이나믹자산배분 펀드'는 해외 주식과 채권 ETF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국내 채권과 ETF에도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지난 8월에는 국내 주식의 상승세가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됐다"며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위험을 고려한 분산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의 KB글로벌주식솔루션펀드는 미국 투자 비중이 30%로 가장 높은 편이다. 미국 비중
홍융기 본부장은 "브라질은 올림픽이 끝났을 때 비중을 줄인 반면에 인도와 러시아는 늘리는 식으로 수익률을 제고해 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