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8일(09: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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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매직 지분 100%를 보유한 글랜우드-NH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동양매직 새주인으로 SK네트웍스를 낙점하면서 실리와 명분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당초 시장에 약속한대로 경매호가식입찰(프로그레시브 딜) 진행을 통한 무리한 가격 끌어올리기는 배제하면서 향후 SK네트웍스와 양사간 시너지와 동양매직 임직원 고용안정성 보장과 등 정성적인 부분에 대한 점수를 최대한 높게 반영한 결과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약61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SK네트웍스와 나머지 주요 후보들간 제시가 차이는 수백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가장 높은 6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한건 맞지만 나머지 후보들중에는 5000억원대 중반에서 후반대 가격을 제시한 곳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거래 규모에 비해 가격 차가 5%안팎으로 크지 않았음에도 매각측은 본입찰 제출 서류를 받아든지 몇시간 안돼 SK네트웍스를 새주인으로 선택했다.
M&A거래에 대한 프로그레시브딜을 통해 매각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도 없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SK네트웍스측이 제시한 가격도 가장 높았지만 향후 인수후 사업플랜 등 정성적인 부분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K네트웍스측은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과 동양매직 가전 렌탈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를 통해 시장 1위 달성을 노리겠다는 사업 비전을 제시해 매각측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대목은 동양매직 전 임원과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겠다고 한 부분이다. 렌탈 비지니스를 회사의 신동력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직원들을 고용했으면 했지 감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금동원력 등 거래 종결 가능성면에서도 SK네트웍스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IB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중에는 한번 더 기회를 주면 SK측 이상의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며 "프로그레시브딜을 제안한 곳들도 있었지만 매각측은 정성적평가 부분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결국 SK네트웍스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은 동시에 실리도 챙겼다. 2014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2800억원에 인수한지 2년여만에 두배가 넘는 가격에 회사를 되팔게 돼 국내 M&A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 무리한 구조조정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은 인수후 사업구조를 과거 주방가전 제조업중심에서 렌탈·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전면 개편하는 등 경영개선 노력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결과 올해 예상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약 85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