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앞다퉈 보험료를 확 깍아주는 각종 할인특약을 잇따라 내놓는 반면 사고전력이 있는 불량고객과의 보험계약은 기피하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우량고객입장에서는 보험료가 줄어드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한번이라도 사고를 낸 운전자는 사고 이력탓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공동인수보험 가입으로 내몰리면서 보험료 폭탄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이 이같은 양극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것은 더 많은 우량고객을 유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중 교통사고 등으로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로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사 실적이 악화된다.
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손보사들이 선보인 자동차보험 할인특약은 출시예정 상품까지 합쳐 총 11개에 달한다. 할인특약 출시가 본격화된 지난 2011년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작년만 해도 연간 1개 정도 나올까말까했던 할인특약이 올들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것은 우량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특약을 당근으로 적극 활용하고 나선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저렴한 보험료를 매기거나 운행거리가 짧으면 할인혜택을 주는 등 기존에 나왔던 할인특약과는 달리 올해 나온 특약은 철저히 사고율이 낮은 가입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신중이거나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입자에게 7% 보험료를 깎아주는 ‘어린 자녀 특약’이다. 지난 5월 현대해상이 선보인 이후 동부화재, KB손보 등도 동일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현재 5개사가 엇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운전자는 안전운전을 하는 성향이 강해 사고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보험할인 혜택을 주는 특약상품이다. 내비게이션으로 측정한 안전운전점수가 높고 평가기간중 사고를 내지 않거나 차를 운전하는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예 사고 발생확률 자체를 줄인 운전자를 위한 할인특약까지 나왔다. 올해 나온 특약 중 할인폭이 가장 높은 롯데손해보험의 ‘주행거리 할인 특약’의 경우, 1년간 주행거리가 2000km이하일 경우, 32%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사고 이력 운전자들의 보험료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고가 잦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운전자 보험을 개별보험사가 인수하기 거부할 경우, 운전자는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공동인수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공동인수보험에 가입한 자동차가 지난 2014년 9만180대에서 지난해 25만2750대로 폭증했고 올해 26만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통상 3년간 1~4회 이상 사고를 낸 가입자는 공동인수 보험시장으로 밀려나 기존보다 평균 15%, 높게는 50% 할증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개발원 관계자는 “공동인수보험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보험사들이 언더라이팅(보험인수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한 때문”이라며 “고위험 운전자 보험인수를 기피하는 경향이 점차 심해지는 만큼 올해 공동인수 보험 가입이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보험가입자들의 불만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소한 사고라도 횟수가 잦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의 자의적인 판단만으로 공동인수 시장으로 내몰려 비싼 보험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할인특약을 미끼로 우량고객을 끌어모으는 한편 위험고객은 공동인수보험으로 유도해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하는 이중 전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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