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금융규제 완화 방침과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에 힘입어 국내 금융주도 급등하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 주가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보험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매수 추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트럼프 효과가 국내까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3500억원 이상 순매도했지만 하나금융지주·신한지주·삼성생명 등 금융주는 선별적으로 순매수(740억원)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 은행·금융·보험 업종은 전일 대비 1~3%씩 올랐다.
후보 시절 금융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외쳐온 트럼프는 당선되자 마자 인프라 투자 확대 까지 공언하면서 금융주 상승에 불을 지폈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출이 확대되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인 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예대 마진)가 벌어져 은행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이같은 호재에 따라 전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가 급등(3.7%)했다. 이런 추세는 외국인의 국내 금융주 매수로 이어졌다.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 3대 금융지주사의 실적 개선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이들은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늘리는 전략으로 모두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1조2400억원)이 이미 작년(9097억원)을 넘어섰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보여준데다 금리 인상 등 트럼프 효과까지 호재가 겹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 예고는 보험사들에게도 호재다. 과거 확정 고금리로 판매한 보험 상품에 대한 지급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기대 때문이다.
금융주의 주가 수준이 장부가 대비 저평가돼 있는 점도 긍정적 측면이다.
국내 은행·보험주는 대부분 PBR 1 이하에 거래되고 있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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