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성수동을 찾은 자산가들이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에게서 상권분석 설명을 듣고 있다. [김기정 기자] |
지난 10일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200m가량 떨어진 한 공장건물 앞. 40~60대로 구성된 40여 명이 7~8명씩 그룹을 지어 6명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들을 상대로 쉴 틈 없이 질문과 평가를 쏟아냈다. 이날 신한은행이 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수동 상권 탐방 현장이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11·3 부동산대책 여파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얼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자산가들의 투자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 중소형건물의 몸값이 치솟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강북 공장지대까지 옮아가고 있다. 한강 너머로 압구정동, 청담동을 마주하고 있는 성수동이 대표적이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 생활에 접어든 중·장년층에게 성수동은 기름 냄새 나는 공장지대다. 참석자들은 이들 건물이 커피숍과 스튜디오로 바뀌는 모습을 낯설면서도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김일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홍대처럼 성숙한 상권보다는 성수동처럼 앞으로 뜰 상권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면서 "공장지대에서 문화공간으로 바뀐 미국 브루클린을 빗대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반포에서 온 한 남성은 "이미 은퇴를 했는데 그동안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까먹으니 불안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은 "노년에 자식보다는 임대수입이 나오는 물건이 효자"라고 거들었다.
유민준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이 "단독주택을 매입해 카페로 바꾼 사례"라고 소개하자 상권 탐방 행사에 참여한 한 여성이 "어머머, 낡은 반지하 주택을 카페로 바꾸니 그럴듯하다"고 외쳤다. 유 팀장은 "예전에는 반지하 건물이 기피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카페, 공방 등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같은 골목상권이라도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격 차이가 크게 난다는 설명에 수첩을 꺼내 꼼꼼히 메모를 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골목 오른쪽은 1종 주거지로 3.3㎡당 4500만원인 반면 왼쪽은 2종 주거지역으로 신축 때 1개 층을 더 올릴 수 있어 3.3㎡당 5000만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수역 인근 준공업지역도 3.3㎡당 4000만원에 육박하는 등 강남 못지않은 가격에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참석자들이 많았다. 성동구에 따르면 2005~2015년 성수동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95.7%로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72.2%)보다 높았다.
한 참석자는 "공장지대는 대
하지만 다른 참석자는 "성수동도 가격이 많이 올라 세금을 제하고 나면 수익률이 4%도 안 나올 것 같다"면서 "공장건물을 사도 세입자가 나가면 공실을 메울 방법이 마땅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