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지주사전환…관련주 향방은
전문가들은 추측만 무성했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내년 상반기 내에 시행될 것으로 확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과 같은 167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이뤄진 11조4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고려하면 주당 배당금(2만8500원)이 전년 대비 36% 증가하는 배당 확대안을 발표했음에도 시장으로부터 크게 환영받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적정 수준의 배당 확대가 이미 예견된 반면 지배구조 개편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편 시기를 내년 초께로 여기던 투자자들 입장에서 구체적 검토에 필요하다는 6개월이란 시간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진 셈이다.
여기에 회사 측이 인적분할 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사 합병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자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8.63% 급락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 시 지분 배정 비율과 주식 매입 절차, 세금 관련법안 검토 등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인적분할 시기를 연말 또는 내년 초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이유는 경제민주화법안 발의 강도가 높아지고 야당의 영향력으로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권은 6월 법인세 개정안(인적분할로 지주사 전환 시 자사주에 신주 배정하면 양도차익과세 적용)과 7월 상법 개정안(인적분할 시 자자주에 분할 신주 배정 금지) 발의를 통해 자사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주식교환'을 통해 지주사를 전환할 때 오너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12.78%)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지배구조 개편안과 배당 확대 방안은 중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핵심에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에 따른 양사 시가총액 상승과 오너의 지배력 강화에 따라 더욱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및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배당 확대 방향성이 명확하다"며 목표주가 208만원을 유지했으며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0%에 달하는 비영업자산의 가치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며 207만원을 제시했다.
삼성물산 주가를 결정 지을 변수는 삼성전자 지주사와의 합병 여부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39.08%)을 통해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배력을 높여야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의 발표로 시장 불안감은 커진 상태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인적분할에 따른 신설 지주사 재무구조, 신설회사 분할비율 등에 집중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삼성물산 합병안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낮아 이 부회장의 지분 희석 위험이 있는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계획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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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