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1~28일 1855억원 규모로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이지스코어오피스제107호공모부동산투자회사'의 펀드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1000억원가량의 자금만 모집돼 펀드 결성이 무산됐다. 개인투자자들이 100만원으로 서울 중심지 오피스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모집 개시 이틀 만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여 시장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때뿐이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 도널드 트럼프발 불확실성 등의 국내외 정치 이슈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최종 청약 결과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액이 수억 원 단위인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사모펀드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NH투자증권이 서울 여의도 통일교 재단 소유 터에 들어설 복합단지 파크원 조성을 위해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 사모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금 모집이 미뤄지면서 최근 펀드 설정일을 한 달가량 연기했다. 최초 가입한도도 당초 5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내려 진입 문턱을 낮췄지만 투자자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공실률에 따라 가치 등이 결정되는 오피스빌딩에 대한 투자가 특히 더 꽁꽁 얼어붙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외 정치적 문제에서 비롯된 금융시장 불안과 금리 상승세 등으로 오피스빌딩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오피스 임차 시장 회복세가 더딘 데다 공실률 하락 속도가 느리고 오피스빌딩 매매가격 상승세도 멈췄다.
황규안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기화한 저성장으로 기업의 오피스빌딩 임대 수요는 위축돼 있고 비용 절감을 위해 외곽으로 이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며 "최근 금리 상승세는 오피스빌딩 투자 수익률을 낮추는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오피스빌딩 투자는 '이해하기 어렵고 리스크가 높은 투자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호텔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쉽게 각인시킬 수 있지만 오피스빌딩은 그렇지 않아 세일즈하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임차인이 누구이고, 임대차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하는데, 이것을 모두 설명하고 이
당장 연내 부동산 공모펀드 출시를 검토하던 마스턴투자운용은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당분간 부동산 공모펀드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