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최근 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 지난 10월 말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을 공식화한 KDB산업은행은 당초 내년 초 매각공고를 내고 상반기 내 새 주인에게 회사를 넘길 계획이었다. 3분기 보고서 의견 거절 결정이 나온 직후에도 이 같은 방침은 변경되지 않았다.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가진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 만기가 내년 10월로 예정돼 있어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 의견 거절 여파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KDB산업은행은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현 상황에서 매각 일정을 강행하더라도 흥행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시장 내에 커진 것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지금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힘들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며 "그럴 바엔 차라리 아예 미루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단기간 급락한 주가도 KDB산업은행에 부담이다. 매각 이사회가 열린 10월 28일 주당 6320원 선이었던 대우건설 주가는 12월 7일 5210원으로 마감해 20% 가까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KDB산업은행 보유 지분 가치가 1조33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2300억원가량 떨어졌다. 대우건설 인수대금과 유상증자 자금을 합쳐 3조2000억원을 쏟아부은 KDB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뼈아픈 손실이다.
이제 KDB산업은행과 시장 관심은 연말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내년 3월 이후에 쏠려 있다. 내년 3월 나오는 감사보고서가 적정 의견을 받으면 주가를 짓눌러온 불확실성
KDB산업은행은 적정 의견을 받은 이후 최대한 서둘러 매각공고를 낼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4월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