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속에서도 4대문안 도심 아파트는 건재하다.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강남 등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종로·서대문 등을 선호하면서다.
특히 아파트 분양이 뜸했던 이 곳에 최근 들어 신규단지가 많이 생기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기존에 있던 아파트들 역시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19일 KB아파트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는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도심권으로 분류되는 종로구와 서대문구, 용산구 등은 오르고 있다. 동대문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11.3대책 발표 직전인 10월31일 가격에서 0.72% 상승했고, 서대문구는 0.41%, 용산구는 0.36% 상승했다.
종로구는 0.04% 오르는데 그쳤지만 이는 대규모 단지가 거의 전무하고 브랜드가 없는 나홀로 아파트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구에 위치한 풍림 스페이스본이나 파크팰리스 등 단지의 경우 지난 1년새 모두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풍림스페이스본 전용 94㎡의 시세는 작년 12월 8억4000만원 정도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9억원에 육박한 금액으로 거래됐다. 내수동 파크팰리스 전용 94㎡의 가격도 작년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9억원에 형성돼있다. 돈의문 센트레빌의 경우 전용 59㎡가 작년 말 4억7000만원에서 올해 5억6000만원으로 오름새다.
업계에서는 실수요 위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고, 직장과 주거의 거리격차를 줄이려는 직주근접 생활방식이 미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4대문 안 도심은 주요 오피스들이 모여있어 직주근접성 면에서 최고지만 아파트 공급량은 적은 편이다. 공급이 달리는 데 비해서는 시세는 강남4구 등에 비해 저렴한 편. 정부규제와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을 수 있는 이유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에서도 압구정, 대치, 잠원, 반포 등은 투자와 실거주를 병행할 수 있지만 개포, 둔촌 등 저밀도 재건축 지역은 실거주 목적을 병행하는 투자가 어려워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며 “반면 사대문 안이나 마포, 용산 등은 도심과 가깝고 중소형 위주라 직장인 수요가 받쳐주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 위축 시에도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종로구 교남동의 경희궁 자이가 들어서게 되면 종로구 아파트 시세는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1148가구 대단지인데다가, 이미 전용 59㎡ 기준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상대적으로 단지 규모가 작은 인근 경희궁 롯데캐슬도 11.3 부동산 대책 후 가장 높은 평균 청약경쟁률인 43대1을 기록했다. 92가구 모집에 3989명이 몰렸다.
4대문 안 도심아파트 뿐 아니라 도심 인접 마포구와 용산구 역시 강세다. 여의도나 광화문 등 오피스가와 멀지 않아 위치가 좋고 분양도 활발하다. 이미 용산구에서는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11.3 대책 전 마지막 분양단지로 꼽혀 평균 156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고, 마포구에서는 올해 말 마포 웨스트리버 태영 데시앙, 내년 초 공덕SK뷰 등도 줄줄이 대기중이다. 냉각기에 접어든 청약시장에서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관계자는 “3.3㎡당 기격이 7000만원이 넘은 서초구 반포
[박인혜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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