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과 낮은 지역의 격차가 2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료 지역별 차등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일부 손해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은 광주와 전남, 전북 등의 영업현장에 보험 계약 시 인수지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경과손해율은 책임보험 64.9%, 임의보험 84.9%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업계에서 말하는 적정 손해율은 72.5%정도로, 100원의 보험료를 받아 72.5원을 사고보상 등을 위한 보험금으로 지급할 때 수지타산이 맞다는 얘기다.
책임보험 손해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광주(78.2%)는 가장 낮은 제주보다 20.2%포인트나 높았다. 이는 전년보다 4.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광주와 전남, 전북, 대구, 대전, 충남, 경북, 충북, 강원 등 9개 지역이 전국 평균 64.9%보다 손해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평균 밑으로 떨어져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보험료 규모가 훨씬 큰 임의보험에서 전국 최고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천의 임의보험 손해율은 90.2%로 가장 낮은 제주보다 14.4% 높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보험료가 들어오는 경기는 해마다 평균보다 높은 손해율을 보인 반면 2번째로 수입이 많은 서울은 최근 10년(2006~2015년)간 2008년을 제외하고 매번 평균보다 낮아 대조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유동량이 적고, 서울 등 대도시는 자동차 운행대수가 많다 보니 과속을 할 수 없어 평균적으로 대형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면서 "반면 전라도 등 지방은 도로사정이 좋지 않고 가로등이 적게 설치돼 있어 대형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부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높은 지역 영업점에 사고를 많이 냈거나 사고 위험도가 높은 보험계약은 인수하지 말라는 인수지침을 내렸다.
호남지역 외제차량에 대해서는 인수 시 사전점검을 강화하고, 운전자보험 상해입원비 특약 가입 시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별로 손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험이 높은 집단에 비싼 보험료를 물리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손해율이 낮은 지역의 보험가입자가 손해율이
그는 이어 "지역별 차등화는 경제적인 관점만으로 해결키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지역별 손해율 격차가 크고 의무보험이 아닌 임의보험부터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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