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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외 주식 거래 상위 10개 종목(매수결제금액 기준) 가운데 5개가 상장지수펀드(ETF)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해외 종목 10개 가운데 절반이 ETF였던 셈이다.
S&P500지수, 나스닥지수, CSI300 등 글로벌 지수에 연동되는 ETF는 사실 한국 증시에서도 거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ETF 직구에 나서는 까닭은 해외 상장 ETF에 유리한 과체체계에 있다.
양자간 가장 큰 차이는 손익 통산 과세 적용 여부다. 여러 종목에 투자했을 때 이익에서 손해를 제한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손익 통산 과세는 해외 상장 ETF에만 해당된다.
세율 차이도 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는 해외 펀드로 분류돼 매매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익 2000만원이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6.2%의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는 해외 개별 주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해외 주식을 매매할 때와 같이 수익 250만원까지는 세금을 면제해주고 그 이상의 수익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 22%가 적용된다.
다만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에 비해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가 10배 이상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달러 등 외화로 거래되는 해외주식 특성상 환전 수수료도 따로 든다. 또 증권사별로 5~10달러의 최소수수료를 둔 곳도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의 경우 시차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 밤에 거래야하는 불편함도 있다.
올해 주목할만한 해외상장 ETF는 뭘까. 자기자본 기준으로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증권사 다섯 곳에 물었다.
이들 증권사의 추천상품을 종합한 결과 올해 '톱픽'은 지난해 글로벌 주식 가운데 최고 성과를 낸 미국 주식 ETF로 나타났다. 미국주식 ETF 가운데 증권사별 복수 추천이 쏠린 상품은 GLOBAL X Nasdaq 100 Covered Call ETF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추천했다. 변동성이 낮고 고배당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배당주와 성격이 유사한 상품이다. 티커(약칭)는 QYLD다.
QYLD는 기본적으로 나스닥100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편입한다. 그러나 나스닥100 지수보다 진폭이 작다. 나스닥100 지수가 오를 때 덜 오르는 대신 떨어질 때도 덜 떨어진다. 나스닥 100 지수 매입과 동시에 나스닥 100 콜옵션 매도를 통한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옵션매도 프리미엄에서 발생하는 배당금도 투자 포인트다. 이 ETF는 매달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연 단위로 따지면 배당수익률이 9.75%에 달한다.
이 상품이 증권사들의 복수 추천을 받았다는 것은 현재 나스닥이 과열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의미다. 박스권에서 소폭 오르내리는 흐름이 나타날 때 성과가 좋은 QYLD를 추천했다는 것은 올해 나스닥 상승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의 발로다.
미국 주식 다음가는 '픽'은 신흥국주식 ETF다. 5곳의 증권사 가운데 세 곳이 신흥국 주식 ETF를 1순위 내지는 2순위로 추천했다. 지난해 신흥국 증시는 중국A주를 제외하면 대체로 부진했지만 올해는 경기 반등 및 달러 약세를 타고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에 기반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추천한 Vanguard FTSE Emerging Markets ETF는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에 투자한다. 티커는 VWO다. 이 상품은 파이낸셜타임즈스톡익스체인지(FTSE) 이머징 마켓 지수를 따라간다.
한국을 신흥국으로 분류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와 달리 FTSE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FTSE기준 신흥국으로 구성된 이 지수에는 한국이 빠져 있다. 한국 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로서 해외 상장 ETF 투자시 굳이 한국 주식을 중복으로 보유할 필요가 없다면 한국이 빠져 있는 이 상품이 좋은 선택이다.
저금리 시대일수록 따박따박 나오는 고정수입이 귀해진다. 고배당 우선주, 리츠 등 인컴자산을 편입한 ETF가 미국주식, 신흥국주식 다음가는 순위에 오른 배경이다.
KB증권이 3순위로 추천한 Real Estate Select Sector SPDR Fund가 인컴형 ETF에 해당한다. 미국 부동산 업종에 투자하는 ETF로, 티커는 XLRE다. 지난 2015년 10월 출시됐으며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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