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서울 강남 '로또 청약' 당첨자 열에 아홉은 40·5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첨자 중 20·30대는 거의 없었고 그나마 30대 중엔 현금부자들만 전용 85㎡ 초과만 있는 추첨제 물량에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GS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분양된 서울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자이(옛 개포4단지 재건축)의 당첨자 201명(특별공급이 있는 전용 39㎡ 제외) 가운데 40·50대가 9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그중 40대가 133명(66%)에 달해 청약이 중장년층만의 '향연'으로 전락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당첨자 발표를 한 개포프레지던스 당첨자들의 최저가점이 56점, 최고가점이 79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전용 39㎡를 제외하고는 모든 가구가 분양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대출이 되지 않는데도 청약통장 1만5082개를 모아 청약 경쟁률 65대1를 기록했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서울 강남권에서 처음 분양된 단지로 주목받았다.
이번 당첨자 가운데 20·30대가 총 11명 나온 것이 특징이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이 39~114㎡로 다양하다 보니 다양한 수요자를 끌어모았다. 20·30대 청약통장은 경쟁이 덜 치열한 극소형이나 절반을 추첨제로 뽑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에만 몰렸다. 가점이 낮은 20·30대의 어쩔 수 없는 '청약 전략'인 셈이다.
신혼부부 등 특별공급이 있었던 전용 39㎡를 제외하고는 전용 45㎡에서 20대 당첨자 1명, 30대 당첨자 3명이 나왔고, 전용 49㎡에서는 30대 당첨자 1명이 나왔다. 두 유형은 극소형 아파트라서 경쟁률이 각각 18대1, 14대1로 낮았다. 둘 다 100% 가점제이지만 최저가점이 56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29세가 청약 가점 57점 이상을 쌓기 위해서는 최소 무주택 기간 10년(22점), 저축 가입 기간 12년(13점), 부양 가족 수 4명(25점)이어야 한다. 29세에 무주택 기간 10년을 쌓으려면 20세에 결혼을 하거나 가구 분리를 하면 된다. 30대는 가점은 낮지만 '현금부자'인 당첨자가 절반을 추첨제로 뽑는 전용 85㎡ 초과 물량에서 총 6명 나왔다. 전용 102㎡B 2명, 114㎡B 2명, 114㎡C에서 2명의 30대 당첨자가 나왔다. 이 유형에서 가점제로 당첨되려면 최저가점이 69점이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30대가 69점을 받기 어려우므로 이들은 추첨제로 뽑힌 것으로 추측된다. 추첨 물량 15가구 가운데 30대가 6명 나온 셈이다. 이 유형의 분양가는 18억2000만~21억8700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한 데다
이번 12·16 대책으로 잔금대출까지 막힐 전망이다. 10억원대 자금력이 있는 30대만이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추첨제 물량이 하나도 없던 서울 서초구 '르엘신반포센트럴'에서는 30대 당첨자가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11월 분양했던 르엘신반포센트럴은 100% 가점제인 전용 59㎡와 84㎡뿐이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