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한주형 기자] |
부동산114에 따르면 새해 전국에서 분양을 계획 중인 민영 아파트는 총 32만5000여 가구다. 전체 예정 물량 중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비율은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47%(15만1840가구)에 달한다. 입지는 좋지만 주택이 노후한 구도심 물량이 나온다는 뜻으로, 입지 좋은 곳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41개 단지(총 5만3677가구)에서 2만842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가구 수 기준으로 2016년 이후 서울에서 최대 물량이다. 지난해(1만5149가구)보다 37%가량 많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다수 포함돼 있고, 지난해 분양 일정이 밀린 단지들이 더해지면서 분양 시장이 풍성해졌다.
올해는 신규 아파트 공급에 영향을 미칠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다.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격 안정을 위해 아파트 가격을 일정 수준 아래로 규제하는 것이다. 미리 정한 기본형 건축비에 택지비를 더한 뒤 그 이하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제도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규제하고 있는데, 이보다 분양가가 더 내려가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HUG 규제 가격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유예기간을 마친 분양가상한제가 4월 말부터 서울 주요 지역에 적용되기 시작하면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아파트가 청약 시장에 등장한다. 청약 시장은 더욱 뜨거운 '전쟁'이 될 예정이다.
설 이후부터 분양 시장이 본격 개장한다.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마감(4월)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대거 물량을 쏟아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4월까지 전국에서 총 8만1592가구가 분양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4만7739가구)과 비교해 약 2배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물량이 가장 많은 경기에서는 수원, 안산, 화성, 양주 등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특히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의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국지적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이 예상된다.
서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통합 재건축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을 비롯해 동작구 흑석3구역자이, 중구 힐스테이트세운 등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최대 '대어'로는 단연 4월 분양을 추진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이 꼽힌다. 총 1만2032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만 4786가구에 달한다. 서울 강남권 입지에 1만2032가구의 초대형 단지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둔촌주공 조합에 따르면 일반분양 가구는 모두 전용 29~84㎡ 중소형 아파트로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게 된다. 청약통장을 아껴온 가점 높은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3월 분양 예정인 동작구 흑석동 흑석3구역자이도 주목된다. 지하 5층~지상 20층, 26개 동, 총 1772가구 중에서 370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단지 뒤로 현충원 숲이 접해 있어 쾌적하고 중앙대병원 등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경기도권에서는 수원 매교동 매교역푸르지오SK뷰가 주목을 받는다. 대우건설·SK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수원시 매교동 팔달8구역을 재개발했다. 지하 2층~지상 20층, 52개 동, 총 3603가구 규모로 이 중 1814가구가 2월에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지하철 분당선 매교역 역세권이며, 주변에 분당선과 1호선 환승이 가능한 수원역, 서수원버스터미널 등이 위치해 교통 여건이 좋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위례신도시우미린2차가 공급된다.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신도시 A3-2블록에 위치한다. 전용 99~112㎡ 총 420가구 규모다. 작년 5월 분양한 위례신도시우미린1차가 43대1의 우수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2차 물량도 높은 청약 열기가 기대된다.
과천에서는 지난해 분양이 연기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S5 블록(584가구)을 시작으로 분양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S5블록에는 금호산업과 태영건설이 '과천데시앙(584가구)'을 공급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는 5월 이후부터는 방배동 방배6구역(676가구),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이 분양될 예정이다. 개포주공1단지는 개포동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사업지다. 이 단지는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강남 최고 금싸라기 땅에 평당 공급가격이 얼마에 책정될지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도권 청약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지난해 부동산 시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공급 부족 우려로 실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 대거 몰리며 사상 최고 경쟁률을
[이선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