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중도 해약 건수가 2019년 전년 대비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약 환급금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 악화로 살림이 팍팍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부터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생명보험사들이 보험 계약 중도 해지로 소비자들에게 돌려준 해약금 지급 건수는 466만9000건이다. 이는 2018년 10월 417만건보다 11.9% 증가한 수치다. 2016년 10월(365만건)보다는 3년 사이 100만건 늘어났다.
해약 환급금도 상승 추세다. 지난해 10월 기준 생보사들은 계약을 중도 해지한 고객들에게 22조원을 돌려줬다. 2016년 16조원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불황의 그림자로 인해 가계 살림이 팍팍해져 금융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보험 계약부터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말 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를 보면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납입이 어려워서'(35.6%)였다.
보험 상품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해약하면 계약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보험을 깨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기준 효력상실환급금 지급 건수도 109만건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보험 전체 계약 수나 수입보험료가 꾸준히 늘고 있어 그렇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 2.5%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2% 줄어 4년 연속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보험산업은 수입보험료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약과 지급보험금 증가, 수익성 악화, 자본비용 상승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부채 부담 확대로 보험 해약이 늘고 있고 최근에는 보장성 보험 해약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