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이노션 등 9개 상장 계열사가 올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은 지난해까지 전자투표제 도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모든 상장 계열사가 전자투표제를 실시하게 됐다. 현대차 등은 각 사 이사회에서 전자투표 도입을 확정한 후 다음달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주 권리 강화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자투표제 확대 도입을 결정했다"면서 "주주는 물론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확고한 신뢰를 조성해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소액주주 수는 약 13만8000명, 기아차는 15만8000명에 이른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도 올해 처음 전자투표를 도입한다. 삼성전자 주주는 60만명이 넘는다. 이 밖에 SK디스커버리, 깨끗한나라, 삼양홀딩스, 삼양사 등이 최근 전자투표 도입을 공시했다. 이처럼 전자투표 도입이 늘어나면서 올해 정기주총에서 전자투표 실시 기업은 1000곳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예탁결제원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을 합한 전망치다.
전자투표 이용 가능 주주 수는 지난해 11만여 명에서 삼성전자 60만여 명과 현대차그룹 9개 계열사 약 68만명을 합치면 140만명에 근접한다. 여기에 SK디스커버리와 포스코강판 등 올해 주총에 도입한 상장사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소 전체 상장사 주주(약 980만명)의 14% 이상이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투표는 2017년 말 섀도보팅 폐지 후 의결권 확보 차원에서 최근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섀도보팅은 의사표시 없는 의결권에 대해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총 참석 주식 수 찬반 비율에 따라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한 제도다.
전자투표는 주주들이 보다 편하게 주총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 명부·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총 참석 대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총 전자투표는 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대행하고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주총 한 달 전께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전자투표를 채택하고, 주총소집공고 시 전자투표용 인터넷 주소, 행사 기간 등을 주주에게 통지한다. 회사는 주주 명부, 의안, 의결권 제한 내용 등을 담아 예탁원에 전자투표 이용을 신청하며, 예탁원은 이를 참고해 주주 전자명부를 작성한다. 주주는 주총 10일 전부터 총회 하루 전까지 전자적 방법을 통해 찬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대형 상장사 위주로 전자투표 도입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온·오프라인 전자투표 결과를 현장에서 집계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올해 6월께 시범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비상장사도 사외이사를
[정승환 기자 / 이종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