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과산화수소는 방역·소독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혜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OCI는 군산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는 강수를 던졌다. 대신 OCI는 국내 공장을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과산화수소 사업으로 전환하며 사업 재편을 선택했다.
OCI는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생산 기지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가격 부침이 심한 소재 산업의 특성상 생산 거점을 늘려야 시장 상황에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OCI는 태양광 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2016년 일본 도큐야마사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말레이시아 전기 요금은 세계적으로 저렴해 한국의 30~40%에 그친다.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중국산 저가 폴리실리콘 공세를 견뎌 나갈 수 있다.
이에 힘입어 OCI는 업황 악화에도 재무 구조를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다. OCI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부채 비율은 60.76%에 그친다. 같은 기간 OCI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817억원에 이른다. 최근 5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편이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반도체 폴리실리콘으로 전환할 체력을 비축해 놓은 셈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7달러 내외로 대부분 생산업체들이 현금 원가 이하"라고 밝혔다. 튼튼한 재무구조를 무기로 '치킨게임'에 돌입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중국 업체와 일전을 각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 가운데 10%가량을 담당한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 것만으로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OCI가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 뒤 선택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부가가치가 높아 기대해 볼 만하다. OCI에 따르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30달러 내외로 국내 생산을 하고도 수익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것은 호재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해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력 또한 경쟁 우위에 있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기술을 갖춘 기업은 전 세계 10개 업체 수준이며 국내 기업으로는 OCI가 유일하다.
과산화수소 사업 또한 OCI가 반도체 경기 반등에 기대어 추진하는 사업이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반도체와 LCD를 생산할 때 세척액으로 사용한다. 미세한 수준까지 오차를 허용하면 안 되는 반도체 공정 특성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지난 21일 포스코케미칼은 OCI와 함께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철강 공정 과정에서 배출하는 부산물을 OCI에 제공하고, OCI는 이를 화학제품으로 생산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과산화수소는 앞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성장하는 방역·소독에도 이용될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