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등 또 다른 의결권 자문사도 이번주 입장 표명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ISS는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 의안 분석 의견을 회원사에 보내면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조 회장과 하 부사장에 대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경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KCGS는 조 회장 선임에 찬성을, 3자연합 측 후보에 대해선 불행사를 권고했다. KCGS는 한진칼 이사회에 대해 "KCGI의 지속적인 요구에 지배구조위원회 등을 도입하고 자본구조 개선을 위해 비영업용 자산 매각을 공시하며 개선 모습을 보였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3자연합에 대해선 "KCGI를 제외한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KCGI가 추구하는 한진칼 지배구조 변화에 진정으로 동의하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ISS 권고로 국민연금(의결권 행사 지분 2.9% 보유)뿐 아니라 다른 해외 기관투자가들도 조 회장에게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초 한진칼에 대해 '일반투자'로 보유목적을 변경했으며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기업지배구조연구원의 합병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며 후폭풍에 휘말렸던 사례를 감안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은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를 대부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 역시 "대한항공 사우회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의 노동계 추천위원들도 조 회장 재선임에 찬성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작년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조원태 회장 측은 33.45%, 3자연합 측은 32.06%를 갖고 있어 지분율 차이는 1.39%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만 ISS는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조 회장 측이 제안한 5명 가운데 일부만 찬성을 권고했다. 적정 이사회 인원수를 6~10명 수준으로 봤기 때문이다. ISS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에 대해선 찬성을 권고했다. 3자연합이 제안한 후보에 대해서는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을 제외한 모든 후보에게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이번주 안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제림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