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자본 확충은 이번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유력하게 대두되면서 금융지주의 '주포'들인 은행의 추가 수익성 하락 전망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향후 5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갖지만 재무지표 산정 때 자본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24일 후순위채 3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때 다른 채권자들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을 뜻한다. 하나금융은 올해 예정된 자본 확충 규모만 8500억원에 달한다.
작년까지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들인 은행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발 금융위기'가 가시화하면서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도 위태로워졌다는 분석이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부실 채권)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위험 자산을 관리하기보다 자본을 늘리는 식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KB금융도 지난 13일 3000억원 규모로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지주사는 지난달 18일에도 4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KB금융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것은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연결 기준 KB금융 자본 총계는 2018년 말 35조7000억원에서 작년 말 39조1000억원으로 1년 새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어 올해는 영구채 등을 통해 7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알짜 보험사로 통하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뛰어들었다. 오는 19일 본입찰이 예고돼 있으며 인수 추정 가액은 2조원대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KB금융이지만 이중 레버리지 비율과 같은 재무 지표를 맞추기 위해선 자본을 미리 늘려 놓을 필요가 있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 총액을 지주사 자본 총계로 나눈 값으로, 자본이 클수록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 '130% 이하'를 유지할 여력이 커진다.
우리금
신한금융에선 신한은행이 지난달 29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당초 발행 규모보다 400억원 늘어난 것이며, 은행 측은 자기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