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초반에서 횡보하고 있는데도 유가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하루 만에 20% 이상 급락하는 일이 빚어졌다. 유동성공급자(LP) 공백에 따라 그간 고평가돼 있던 상품가격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한 주간 비정상적으로 비싸게 거래되던 ETN을 사서 이날까지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로서는 유가 움직임과 별개의 기술적 요인으로 인한 큰 폭의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 2000만주를 상장했다. 신한금융투자 LP가 보유한 해당 ETN이 마지막 한 주까지 '품절'돼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못함에 따라 대규모 추가 상장에 나선 것이다.
지난주 초부터 LP 공백이 이어져 오면서 극심하게 벌어졌던 괴리율은 추가 상장과 함께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문제는 적정가를 되찾아가는 과정에서 고평가 상태였던 ETN 가격이 하루 만에 24% 폭락했다는 점이다. 지수가 추종해야 하는 국제유가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움직임은 유가 흐름과 완전히 어긋난다.
비슷한 문제는 삼성증권 상품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 4000만주를 신규 상장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마찬가지로 삼성증권 LP가 보유한 해당 ETN 물량이 동나 추가로 주식을 공급한 것이다. 그간 고평가된 채 거래되던 이 상품도 괴리율 조정 과정에서 하루 만에 22.75% 하락했다.
지난 한 주간 국내 상장된 WTI 원유 레버리지 ETN들은 증권사를 막론하고 유가지수를 전혀 추종하지 못하는 '사고'가 이어져 왔다. 유가가 올 초 대비 반 토막이 나면서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의 매수가 밀려들었고, 투자자 수요가 공급을 누르면서 상품가격은 유가 낙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지난주 한때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