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상품 투기광풍 ◆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 레버리지WIT원유선물 ETN은 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8.18% 하락한 가격이기는 하지만 이날 지표가치가 68.58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괴리율이 848%에 달한다. 21일 추가 상장 2억주가 풀렸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 매수에 나서면서 괴리율은 해소되지 않았다. 삼성 레버리지WTI원유선물 ETN,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 등도 상황이 마찬가지였다.
증권사들은 ETN의 가격이 실제 지표가치와 벌어지면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서 가격을 지표가치와 일치시킨다.
만약 ETN 매수세가 강해서 가격이 고평가 수준이라면 LP가 보유한 물량을 풀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그런데 LP는 IIV의 6% 내외에서만 주문을 낼 수 있어서 매수세가 너무 강해 고평가 정도가 심해지면 괴리율을 낮추기가 힘들다. 특히 지금과 같이 원유선물 가격이 너무 급하게 빠져 하한가보다 지표가치가 떨어지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
원유 가격이 바닥이라 생각하고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실제보다 고평가된 ETN을 매입하는 와중에 LP들은 오히려 괴리율 해소도 못하면서 고평가된 ETN을 팔아 차익을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22일 지표가치와 신한 레버리지 원유 ETN 사이 차이가 590원이라면 LP는 한 주 매도할 때 590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 ETN LP는 ETN은 매수자에게 650원에 매도하고 원유선물은 63원가량에 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환전, 선물 증거금과 같은 헤지비용이 들어가긴 하기는 하지만 증권사별로 1억주 이상씩 추가 상장을 한 상황에서 ETN LP가 얻는 수익도 상당하다는 해석이다.
21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LP가 1억원가량을 공급했는데 지표가치와 종가 차이가 333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얻은 차익이 333억원가량이다. 다만 최근 WTI선물 변동성이 워낙 심해진 탓에 헤지 거래에 드는 비용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원유선물 가격이 급락해 하한가보다 지표가치가 낮은 상황에서 LP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한정돼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실제 지표가치를 알고 투자를 자제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