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뱅 대표는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달성한 137억원의 순이익 규모는 대형 은행에 비하면 매우 작다"면서도 "수익을 통해 주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카뱅은 지난해 출범 2년 반 만에 연간 흑자를 내면서 글로벌 디지털은행 중에서도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윤 대표는 이어 "'고객'의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철학은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 크게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카뱅은 신한·KB국민·삼성·씨티 등 카드사 4곳과 함께 '제휴 신용카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우일식 카뱅 비즈니스팀 태스크포스(TF)장은 "고객이 은행에 기대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혜택은 카뱅과 각 카드사가 함께 기획하되, 고객 모집은 카뱅이, 카드 사용·결제 등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는 카드사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카드 4종은 모두 신청 절차를 간소하게 통일했다. 카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단한 정보 입력과 인증만 거치면 발급된다. 통상 카드 온라인 신청이 6단계 이상으로 각종 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소득 증빙이 어려워 신용카드 신청·발급이 어려웠던 대학생, 사회초년생, 주부, 프리랜서 등도 카뱅 계좌 정보를 심사 요건에 활용하는 덕분에 간편하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카뱅의 새로운 카드 사업은 빅데이터 확보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단초가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카뱅으로선 직접 카드업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서도 고객의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기 때문이다. 카뱅은 신용카드 외에도 고객에게 2금융권 대출을 소개해주는 연계대출과 주식계좌 개설 대행 서비스 등의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플랫폼 사용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모바일 앱도 출범 후 처음으로 2.0으로 개편했다. 앱 개편을 주도한 신선영 홈개편TF장은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는 사용할수록 변화가 느껴지는 개편"이라며 "고객 요구를 반영해 첫 화면 편집, 고객 맞춤형 알림 서비스 등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카오 금융 계열 서비스 간 '시너지 강화'라는 화두도 제시됐다. 현재 카카오에는 인터넷 전문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한 카카오뱅크와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운 종
카뱅은 이 같은 전략들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 실무 준비에 착수한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