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국내 50대 직장인 가계 총자산의 72.1%는 부동산 자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균 총 자산규모는 6억 6078만원인데, 그 중 부동산이 4억 7609만원인데 반해 금융자산은 1억 6794만원에 그친 것이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계 간 자산 차이는 대체로 주택가격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의 가장 큰 주택연금 가입 주저 요인은 월지급액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최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2020 미래에셋 은퇴라이프트렌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0대 직장인 가계의 평균 총자산은 약 6억 6000만원으로, 이 중 72.1%가 부동산자산이었다. 금융자산의 비중은 25.4% 수준이며, 금융자산 중에서는 예적금/저축성보험과 사적연금이 주요 자산군이었다.
↑ [출처 = 2020 미래에셋 은퇴라이프트렌드 조사보고서] |
가계가 보유한 부채 규모는 평균 6987만원으로, 금융부채 5632만원과 임대보증금 1355만원으로 구성됐다. 금융부채 중에서는 담보대출(4320만원)이 신용대출(1312만원)에 비해 3배 이상 금액이 컸다. 총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은 평균 5억 9091만원 선이었다.
◆ 비수도권 가계보다 수도권 가계 자산 규모 1.6배 커
자산 규모에 따른 자산구성비의 경우 1분위 가계(자산 기준 하위 20%)의 주택자산 비중은 50.7%로, 2~5분위(63.5~68.9%)에 비해 유독 낮았다. 1분위 가계의 경우 '거주지 임차보증금'의 비중이 11.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 전월세로 거주하는 가구가 다른 분위 대에 비해 비교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특징은 자산 규모가 클수록 자산 중에서 주택 외 부동산(토지, 건물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점이다. 1분위의 경우 자산 중 주택 외 부동산의 비중이 2.6%에 그쳤으나, ▲2분위(자산기준 하위 20~40%) 3.6% ▲3분위(하위 40~60%) 5.2% ▲4분위(하위 60~80%) 6.3% 순으로 높아졌다. 5분위(자산기준 상위 20%)는 11.2%로 타분위에 비해 2~4배 가까이 높았다.
지역별로 수도권 가계의 자산 규모는 비수도권 가계보다 평균 1.6배 많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주택가격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진단됐다. 수도권 가계의 평균 자산 규모는 7억 7148만원으로 비수도권(4억 9115만원)에 비해 2억 8000만원 가량 높았다.
이 중 수도권의 평균 주택자산 규모는 5억 685만원, 비수도권 2억 9340만원으로 약 2억 1000만원 정도 차이가 났다. 즉 자산 평균 규모 차이인 2억 8000만원 중 주택으로 인한 2억 1000만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자산의 차이는 7000만원 정도인 셈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 지역 가계의 총자산은 9억 715만원으로 인천/경기(6억 5960만원)에 비해 2억 5000만원 이상 높았다. 이들의 평균 주택자산 규모는 각각 6억 1264만원, 4억 1962만원으로 2억원 정도 차이를 보였다.
◆ 중위권 가계의 주택연금 가입 의향 가장 높아
50대 직장인 중 보유주택 가액 총합이 9억원 이하인 가계를 대상으로 주택연금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54.8 %가 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택가액 분위별 가입 의향을 비교해보면 '역U자' 형태를 보였다. 평균주택가액이 3억 7750만원인 3분위 가계의 주택연금 가입 의향이 58.1%로 가장 높았다. 주택가액 5분위의 가입 의향이 52.4%로 가장 낮게 나타난 것은 금융자산을 포함한 여유자산이 많아 주택연금 필요성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 [출처 = 2020 미래에셋 은퇴라이프트렌드 조사보고서] |
반면 주택연금 가입을 희망하지 않는 가장 주된 이유는 '집값에 비해 월 지급액이 적다고 느껴서'(25.4%)였다. 월 지급액 자체가 적다고 답한 8.5%를 더하면, 33.9%가 지급액이 적은 것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내 집을 담보로 잡히는데 대한 거부감'(23.7%)도 많이 꼽힌 이유이다. 그 외에 '주택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서' (15.1%) 주택연금 가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비중은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다.
50대 직장인 가계의 현재 자산 구성에 비춰 볼 때, 연금자산과 금융자산이 충분치 않아 대부분 가계는 은퇴생활비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은퇴 후 25년간 월 100만원이 필요하다면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3억원이 있어야 한다. 50대 가계의 총자산은 평균 6억 6000만원이지만, 금융자산을 3억원 이상 가진 가계는 15.5% 정도 밖에 안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관계자는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단지 보유하는 것 만으로는 노후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얻지 못한다"며 "총자산의 3/4 가까이 차지하는 부동산을 방치
이 조사는 50대 남녀 직장인 19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들의 평균 연령은 53.8세, 평균 가계보유자산은 6억 6078만원이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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