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올해 저점 이후 1900선까지 반등하는 과정에서 반도체의 부진으로 인해 IT업종이 다른 업종 대비 가장 낮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1920선으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저점인 1457.64 대비 30% 이상 올라 있다. 그러나 코스피 저점 이후 반등 국면에서 IT업종은 유일하게 코스피 지수 보다도 저조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3월 19일 코스피 저점부터 지난 8일까지 글로벌산업분류(GICS) 기준에 따른 코스피 10개 업종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IT업종은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동안 헬스케어(50.8%), 산업재(49.8%), 커뮤니케이션(38.6%), 금융(38.1%) 등이 오른 것에 비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IT 주가의 저조한 성과에 대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에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GICS 기준에서 IT 업종은 반도체,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3개 세부업종으로 나뉘는데 삼성전자는 IT하드웨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종에 각각 포함된다. 코스피 업종 가운데 GICS 기준으로도 IT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가장 큰 34.3%에 달한다.
IT 업종과 달리 좋은 성과를 낸 헬스케어 업종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씨젠 등 바이오 업종이 포진해 있고, 커뮤니케이션 업종에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한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 반영돼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저점 이후 지난 11일까지 누적 9조2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1조6193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고, SK하이닉스(2805억원), 삼성전자우(2390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권 10대 종목에 모두 포함됐다. 외국인 매도 물량의 20% 이상이 IT업종에 집중된 셈이다. 반대로 개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2조4030억원), SK하이닉스(1927억원), 삼성전자우(4429억원) 등을 대거 사들였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3대 지수 가운데 나스닥은 IT와 헬스케어 업종을 위주로 최근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한국은 외국인이 신흥시장 전반적인 비중을 기계적 매도로 줄이는 과정에서 시총 비중이 큰 IT 대형주로 '팔자'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외국인의 한국 주식에 대해 매수로 전환해야 IT 주가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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