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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북악산 자락 한 쪽에 위치한 금융연수원에서 만난 문재우 원장은 디지털을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2018년 4월 취임 때부터 문 원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회사가 디지털 금융의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 금융연수원도 이러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DT 교육에 주력하는 금융DT아카데미 본부를 정식 출범하고 금융연수원만의 유튜브인 KBI 튜브 론칭, KBI 플랫폼 구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문 원장은 "금융DT아카데미에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 등 6개 연수 분야를 강의하고 있다"며 "입문부터 고급까지 4단계 레벨로 나눠 기본적인 디지털 마인드 교육부터 최상위 전문가 양성까지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금융 빅데이터 정보를 갖고 있는 신용정보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실습 위주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금융회사 내부에서는 불가능한 비식별 개인정보를 신용정보원에서 전달받아 직접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DT아카데미는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은행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교육 인원만 최근 3년간 누적 129개 연수과정에서 1만6817명에 달한다. 매년 두 배 가까이 수강생이 늘면서 올해는 등록 예정 인원이 이미 1만6000명을 넘어섰다.
금융연수원은 오는 7월 'KBI 금융 DT 테스트' 실시를 준비 중이다. 디지털 금융 관련 소양을 측정하기 위한 이 테스트는 금융업과 디지털업의 융·복합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지게 된다.
문 원장은 "금융인의 디지털 금융 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많았다"며 "이를 위해 금융인과 예비 금융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전반에 대한 기본 지식과 업무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연수원은 1976년 시중·국책·지방은행들이 출자해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올해 KBI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이러한 위상을 더욱 굳히고 있다. 문 원장은 "다양한 연수 콘텐츠를 PC와 모바일로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학습·제작·공유할 수 있는 것이 KBI 플랫폼의 특징"이라며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개개인 취향에 맞는 연수과정과 자격증, 도서 콘텐츠도 종합적으로 추천해준다"고 설명했다.
교육기관으로서 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금융연수원은 문 원장 취임 이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문 원장의 디지털 선언 이후 조직 역량을 혁신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
문 원장은 "2010년 7월 공직 생활을 떠나는 기념으로 대학 후배 30여 명이 '우경(優耕)'이라는 호를 지어줬다"며 "'넉넉할 우'와 '밭갈 경'이라는 호의 의미와 인재를 길러내는 일을 하는 지금의 금융연수원 원장 자리
▶▶ He is…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73년 남성고 졸업 △1977년 원광대 경영학 학사 △2007년 금융감독원 감사 △2010년 손해보험협회장 △2018년 4월~ 금융연수원장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