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에 짓눌린 대한민국 ◆
돈을 갚지 못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늘어나면서 이를 떠안은 은행들까지 부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초저금리로 인해 은행 수익까지 줄고 있어 부실을 감당할 만한 금융권 '체력'도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시중은행에 따르면 올 3월 말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113%다. 작년 말(115.5%)보다 2.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은행은 대출 자산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의 NPL을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이를 포함한 NPL 커버리지 비율은 금융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NPL 잔액과 비교해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 보여주는 재무건전성 지표다.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은행들이 향후 잠재적인 부실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작년 말 115.9%에서 올 3월 말 110.5%로 3개월 새 5.4%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121.8%에서 120.7%로, 국민은행도 130.2%에서 126.7%로 이 비율이 낮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실 대응 능력이 떨어진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다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부실채권이 늘었고 위기에 비례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시중 4대 은행의 NPL은 작년 말 4조1559억원에서 이후 3개월 동안 1148억원(2.8%) 늘어 올 3월 말 현재 4조2707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NPL이 1조1358억원에서 1조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