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하나·신한금융그룹] |
25일 두 금융그룹은 MOU를 맺고 △외국 진출 노하우 공유 △이미 투자한 국가 또는 기업에 대한 지분 교환 △아직 진출하지 않은 국가에 합작 법인 설립 △외국 기업 공동 인수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두 금융그룹은 국외 실적을 크게 늘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혼자로는 힘에 부친다는 사실 때문에 전격적으로 두 그룹이 동맹에 나선 것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그룹 총수익 중 20%를 글로벌에서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말 글로벌 순이익은 3979억원으로, 전체 순익(3조4030억원) 중 11.7%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론 9.5% 수준이다. 2017년 이 비중이 7.0%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금융 역시 2025년까지 전체 순이익 중 글로벌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그룹 전체 순이익 대비 글로벌 순이익은 17.2%로 목표 중 절반가량을 달성했다.
KB국민·우리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가 모두 국외 시장 강화를 선언했는데 신한·하나금융만 전략적 동맹을 맺은 것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기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간 특별한 인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김 회장과 조 회장은 과거 한 지점에서 일한 선후배 사이로 유명하다. 1988년 신한은행 영등포지점에서 김 회장은 당좌 담당 수석대리로 일했고, 조 회장은 외환 담당 대리였다. 두 사람은 1년여 동안 함께 근무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두 금융그룹 간 MOU까지 연결된 것이다. 실무적으로는 은행권에서 대표적 '국제통'으로 꼽히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간 물밑 교류가 있었다. 지 행장은 중국에서 15년간, 진 행장은 일본에서 1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 '글로벌 경험'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데다 지난해 3월 같은 시기에 취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은행장은 공통점이 많아 사석에서도 자유롭게 은행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작년 말에 '글로벌 영업이 지금과 같은 출혈 경쟁 형태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6개월여에 걸친 논의가 그룹 간 협약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번 MOU를 통해 두 금융그룹은 일단 국외 진출에서 현지 당국과 소통, 해당 국가 규제 준수가 얽힌 컴플라이언스 문제에서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8년째 베트남에 진출해 있을 뿐 아니라 2009년 국내 처음으로 베트남 현지법인(신한베트남)을 설립하면서 현재 외국계 은행 1위로 거듭나 있다. 그동안 쌓아놓은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하나금융 측과
[문일호 기자 /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