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법제화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했다. 중화권 증시 불안정성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순자산 7조 규모 중국펀드 수익률에도 먹구름이 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 급등한 7.1964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미·중 환율 전쟁이 고조됐던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래 최고치다.
중국 본토·홍콩·미국을 둘러싼 갈등이 코로나19 외 변수로 재부각되면서 중화권 증시는 최근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3월부터 횡보중이고, 중국 본토 상하이거래소와 심천거래소 종목을 포괄하는 CSI300지수는 이달 중순부터 약 3%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설정된 중국펀드도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중국주식펀드 3개월 수익률은 -4.5%,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2.9%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순자산 기준 7조2685억원으로 국가별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가 있다.
중국펀드가 투자자들의 기대처럼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앞서 이날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 폐막식에서 홍콩보안법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전인대 표결에서 부결된 안건이 없다는 점에서 홍콩보안법 가결이 확실시된다.
만약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다면, 오는 9월 홍콩 입법회 선거(국회의원 임기 2020년 10월 1일~2024년 9월 30일)를 앞두고 홍콩 시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시위 자체보다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미국의 홍콩 문제 개입에 의한 미·중간의 충돌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표결에 따라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을 경고하고 있어 홍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과 중화권 증시 변동성은 미국 선거가 예정된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중국주식 신규 진입보다 일단 관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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