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주들의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하던 주가가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월 20일과 19일 나란히 신저가를 찍은 후 반등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20일 장중 1만2800원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10일 종가 기준 2만원선을 회복한 후 이날 2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3월 19일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한 2270원으로 거래를 마친 후 이날 4000원대를 회복했다.
항공주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월 말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항공주는 여객 부진의 부담을 떨쳐내고 화물 부문에서 실적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택배 산업 이상으로 항공 화물 운임이 연초 대비 2배 내외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여객은 4월과 5월 현재까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87%, 81% 감소했다"며 "국제선 수요만 놓고 보면 98%나 증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반대로 시황이 비정상적이라 항공화물 부문은 택배산업 이상으로 반사이익이 나타나고 있다"며 "화물 운임 상승은 국제선 여객 감소만큼이나 예측의 범주를 뛰어넘고 있어 양대 국적사는 2분기 의외로 서프라이즈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5개 항공사의 올해 영업손익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는 연초 5500억원 흑자에서 현재 8900억원 적자로 대폭 낮아졌는데, 이제는 바닥을 지나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지난 27일 리포트를 내고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2만원→2만8000원)했다. 대한항공의 목표가 상향 보고서는 4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2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전세계 항공여객수요 감소로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화물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도 "코로나19로 늘어난 방역물자와 생필품이 항공기로 이동하면서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1조46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분기 국내, 국제여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9.3% 감소한 208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나 화물수익 증가와 여객 사업량 감소에 따른 변동비 감소로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돌 전망
한편, 항공주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 동향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버핏 회장은 항공주를 손절하며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최근 이들 주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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