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강변 주거단지 전경 [매경DB] |
한국은행은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면서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2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 28일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췄다.
3월 한은의 빅컷 단행 후 정부 공인기관과 민간 시세조사업체의 통계 모두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후 현재까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하 영향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컸던 데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담보대출(LTV)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규제 대책이 시행되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미 초저금리이어서 금리가 추가 인하돼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민감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은 거시경제를 반영하는 또 다른 거울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비규제 지역의 중소형·중저가 주택 중심으로 거래에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경감되면서 일부 비규제 지역 부동산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서울 일대를 중심으로 조정된 집값이 보합으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3월의 빅컷과 이번 금리인하는 양상이 다르다는 진단도 있다. 당시에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인하가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창욱 리얼프렌즈 대표는 "기존(3월 빅컷)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리인하는 단행됐으나 부동산 경기를 좌우하는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가 따라오지 않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면서 "5월 중순 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인하와 함께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까지 단행으로 이번에는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과열 양상을 보이는 청약 시장의 열기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분양시장은 중도금 9억원까지는 집단대출을 통해 낮은 이자를 조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함께 인하되기 때문에 저금리를 이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도 예상된다.
주택시장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가·오피스·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저금리 상황이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메리트가 더욱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최근 수익형부동산의 수익률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예금금리나 널뛰기가 심한 주식 외에 돈 둘 곳이 없으면 그나마 나은 곳으로 흐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과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수익형부동산 상품별로 수요 유입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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