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스 성장 전망 쇼크 ◆
작년 12·16 대책과 코로나 19 바이러스 영향 등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전국 부동산 가격을 어떤 형태로든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 3월 마지막주부터 8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와 경기침체에 따른 불안감으로 부동산에 미칠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려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거시경제가 어려운 데다 대출규제가 심해 부동산 부양효과는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한은의 금리인하 사실은 앞으로 경기 불확실성을 더 크게 봤다는 뜻이기 때문에 무조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내려가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급격한 시장 위축을 막는 '하한선'은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은 나왔다. 주택 소유자들이 낮아진 금리를 활용해 당분간 매물을 내놓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급격한 시장 위축을 방어하는 정도에서 효과가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 시장에 유입되는 수요자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인 시장은 자극하지 않지만 일부 특정한 시장엔 효과가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대출제한을 받는 15억 이상과 9억 이상 서울·수도권 주택 외에 그 이하 주택에는 정부 규제가 약하고 금리가 낮은 점을 활용해 투자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수(원)·용(인)·성(남) 등을 중심으로 했던 풍선효과는 최근 세종시, 천안·청주·충주 등 충청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단기 자금이 흘러가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위험은 있다"고 평가했다.
전·월세시장에 대해선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매물이 앞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있는데 낮아진 기준금리를 활용한 유동성이 전세자금 대출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5월 전세 수급지수는 평균 158.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1.7)에 비해 46.6포인트나 급상승했다.전세수급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공급 부족을 뜻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서울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무려 48주 연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는 "전세시장은 실거주 성격이기 때문에 경기가 심하게 위축돼도 늦게 영향을 받는다"며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임대차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요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송인호 위원도 "제로금리 때문에 전세가 반전세 등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기간 영향을 미치고 경기침체까지 이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리스크가 주택시장까지 침범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엔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부동산으로 자금이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고 글로벌 경기 역시 예상보다 급락하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로 인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을 빠르게 회복하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통화 비율(M1/M2)은 올 3월 기준 33.15%로 작년 같은 기간(31.33%)보다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