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개인신용평가에 비금융정보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금융거래정보 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에 따른 대출 후 상환율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해외서는 성과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거래정보가 부족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에 대한 다양한 비금융정보를 통한 신용관련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던 정부의 정책 설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전세계 데이터의 95% 이상은 최근 3~4년내 생성된 것으로 올해 연말까지 글로벌 디지털 데이터의 양은 4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급증하는 새로운 데이터 중 많은 부분이 개인의 활동 정보와 연관돼 있으며 직접 작성한 글, 사진, 구매물품, 선호하는 영화 등 정보의 종류는 끝없이 많다. 이런 정보를 머신러닝기법 등을 통해 개인신용평가에 활용하는 회사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휴대전화, 인성평가(psychometrics) 등에서 파생된 정보는 여타 비금융 대체 정보에 비해 정보의 축적이 용이해 전통적인 신용정보(금융거래정보)가 거의 없거나 축적되지 않은 이머징 국가에서 대출 관련 개인신용평가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몇몇 혁신적인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SNS 등 개인의 활동 정보 등을 이용한 서비스가 출시됐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회사 렌도(Lenddo)가 대표적인 사례다. 렌도는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구축한 평판 정보를 활용해 개인신용평가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액대출을 제공하는 업체다. 렌도의 주요 고객은 대출상환 능력은 있지만 거래 이력이 없어 전통적인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쉽지 않은 신흥국 중산층이며, 2011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해 필리핀, 콜롬비아, 멕시코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렌도는 신용평가를 위해 SNS 계정수, 해당 계정의 사용기간, 친구수, 일반 커뮤니티, 트러스티드 네트워크(Trusted Network) 등 렌도의 커뮤니티를 활용한다.
렌도는 이머징 국가의 금융소비자들에게 한달 월급 정도의 소액대출을 실행해 줌으로써 지역적 특성과 결합한 소셜 미디어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렌도의 대출 서비스가 지원되는 필리핀과 콜롬비아에서는 금융소비자 1인당 400~800달러 상당의 대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주된 대출 목적은 교육비이고 대출 상환율은 9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회사인 시그니파이(Cignifi)는 휴대전화 사용행태에 따라 개인신용평가를 하고 이를 보험, 소액대출, 신용카드, 기타 금융상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 시그니파이의 주요 타깃은 휴대전화는 있지만 신용정보 부족으로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고객이다. 개인신용평가는 시그니파이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지는데, 최소 4주 기간의 통화, 문자메시지, 결제 패턴 등이 주로 이용된다. 시그니파이는 브라질, 가나, 멕시코, 칠레 등에서 통신회사와 협력해 개인신용평가 목적으로 자신의 휴대전화 사용행태 정보를 제공하기로 동의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여러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마이데이터를 이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알고리즘 개발을 예고했다. 금융거래정보가 부족한 소상공인 전용 신용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서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공동 연구해 개발한 새로운 신용평가방법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설문결과 분석을 통해 평가 대상의 자기통제, 위험감수 등의 심리성향을 계량화하고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해 최대 3
다만, 개인신용평가에서 금융거래정보를 대체하는 비금융정보는 정보의 출처가 동일하지 않고 충분한 데이터나 정교한 분석 기법이 동반되지 않을 시 정보의 왜곡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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