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올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1010조7030억원)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 증가세다.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증가 폭이 지난해 11월(32조7000억원 증가)과 12월(34조8000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첫 사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은행권에서도 정기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6개월동안 27조원정도가 이탈하는 모습이다. 5월 말 현재 국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3조7699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8499억원 줄었다.
더욱이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0.75%→0.5%)로 예금이탈 현상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며 떠도는 부동자금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6월 2일부터 주요 5대 은행에서 예·적금 금리를 속속 인하, 이탈현상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일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0.3%포인트 내리면서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0.9%에서 0.6%로 떨어졌다. 이자소득세 등을 제외하면 실제 예금금리는 연 0.5% 내외 수준이다. 1000만원을 맡겨도 이자소득세를 빼면 1년 뒤 손에 쥐는 돈은 5만원 남짓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코스피가 2100선을 훌쩍 뛰어 넘으면서 부동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투자자예탁금은 5월 28일 현재 44조579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전인 지난해 말(27조3384억원)보다 63.1%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개월 만에 10조원대를 넘어섰다.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면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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