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 인증번호만을 입력해 간편하게 결제하거나 송금하는 서비스는 데이터를 보관하거나 주고 받을 때 암호화-복호화 과정을 통해 암호키를 생성, 데이터를 보호한다. 하지만 이 같은 보안체계가 무너지게 된다면 과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까. 실제 최근에는 '위조된 운전면허증' 하나로 금융권의 '비대면 실명인증'이 뚫린 신종 대출 사기 사건도 발생했다. 위조범은 위조 신분증으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1억원 가량의 대출까지 일으켜 돈을 빼갔다.
개인정보 해킹, 모바일 인증 및 결제 사기가 급증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양자컴퓨터 시대가 열리며 보안의 중요성은 한층 더 부각될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순차적인 연산을 해야 하는 기존의 컴퓨터와 달리 병렬연산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인수분해와 같은 특정 연산에서 매우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통적 암호화 체계를 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업계에서는 양자컴퓨터를 막아설 수 있는 방패막으로 알려진 '양자보안' 기술 개발을 통해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를 점해야 한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자암호는 양자얽힘 상태의 광자를 관측하는 것만으로 결어긋남(decoherence)이 발생한다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한다.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해킹을 시도해서 그 내용을 보려고 하면 결어긋남이 발생하고 수신자가 수신을 받기 전에 이러한 결어긋남이 발생하면 그 정보는 해킹이나 오류가 일어난 정보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자보안 기술을 기업에서 선제적으로 개발해 상용화한 사례도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QRNG(양자난수생성기)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출시해 스마트폰의 보안성을 크게 높였다.
QRNG는 양자의 무작위성을 이용해 난수를 생성한다. 알고리즘 예측이 불가능해 현존 최고의 보안기술로 불리는 양자보안의 핵심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갤럭시 A 퀀텀' 출시를 통해 스마트폰에 QRNG을 첫 상용화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인증보안시스템인 패스(PASS), SK페이, T아이디 로그인, DID 기반 '이니셜' 서비스를 이용할 때 QRNG 칩셋을 통해 '이중보안'이 이뤄진다.
성냥갑 크기이던 QRNG 칩을 저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해 일상생활에서 적용이 가능한 초소형 크기(2.5㎜ x 2.5㎜)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지난 3년간 SKT의 자회사 IDQ(ID Qunatitique)와 이미지센서 패키징 전문기업 아이에이네트웍스와의 협업으로 초소형 모듈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및 기업서버의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탈취 및 악용 문제가 증가하면서, 대체 보안기술인 양자보안 기술 적용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매우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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