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메디톡스] |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미량의 보툴리눔독소가 투약 부위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도록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투약한 부위의 근육 크기를 줄이기에 국내에서는 미간 주름을 개선하는 미용 목적 시술에 많이 사용돼왔다. 메디톡스는 수입산 보툴리눔톡신 제제만 출시돼 있던 지난 2006년 메디톡신을 출시해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가격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주력 제품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지난 2012~2015년 무허가 원액으로 제품을 제조했다는 등의 검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메디톡신 3개 품목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메디톡스는 과거 무허가 원액을 사용해 제품을 제조했다는 사항 외에 ▲원액 및 제품의 여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난 경우 적합한 것으로 허위 기재 ▲조작된 자료의 식약처 제출을 통한 국가출하승인 획득 및 해당 의약품의 시중 판매 등의 혐의도 적용받았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메디톡신 3개 품목에 대한 허가를 취소하고, 이노톡스에 대해서는 제조업무 정지 3개월을 갈음하는 1억74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최근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메디톡신 200단위, 세계 최초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 저분자 제품 코어톡스 등은 판매할 수 있다.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이 알려진 뒤 메디톡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보툴리눔톡신 판매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디톡스의 매출 중 약 42% 가량을 차지하는 메디톡신이 시장에 퇴출되면서 후발주자들이 시장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주고 받으며 경쟁해온 휴젤에 가장 큰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이날 오후 2시 8분 현재 휴젤은 전일 대비 2만7600원(6.75%) 오른 43만6200원에, 대웅제약은 7500원(5.30%) 상승한 14만9000원에, 휴온스글로벌은 1450원(4.52%) 오른 3만35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메디톡스는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품목허가 취소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신 3개 품목의 품목허가 취소에 따라 메디톡스가 올해 10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실적의 관건은 메디톡신 200단위, 이노톡스, 코어톡스로 허가취소된 품목들의 매출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느냐"라며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시키고 미국,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허가 획득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벌이는 균주 출처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당초 식약처 결정이 나오기 전인 지난 6일(미국시간 5일) ITC는 메디톡스와 앨러간이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예비판결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한 달 연기했다.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사유가 된 메디톡스의 약사법 위반 혐의
앨러간은 세계 1위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톡스의 판매사로 메디톡스의 이노톡신을 도입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볼루스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판매를 맡고 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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