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는 이날 키움증권에 지급하기로 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한다고 통보해 왔다. 앞서 키움증권은 대한민국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했다. DLS 만기는 석 달 전이었고, 기초자산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모집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젠투파트너스 펀드에 투자했다. 젠투파트너스는 미국 국채 등 우량채에 투자해 불린 돈을 26일까지 키움증권에 지급하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환매가 이뤄지지 못하면 키움증권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는 보유한 자사 펀드자금의 순자산가치(NAV)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기적으로 진행해 오던 NAV 산정에 갑자기 문제가 생긴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 3월 채권 가격 급락, 그리고 투자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쓴 레버리지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젠투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대표 펀드는 세 개다. 7000억원 규모 KS코리아크레딧, 4000억원 규모 KS아시아앱솔루트, 1000억원 규모 CM크레딧펀드다. 이들 세 펀드는 기본적으로 국내 외화 표시 은행채 등 비교적 우량한 자산을 주로 편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통적인 만기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KS코리아크레딧과 달리 KS아시아 앱솔루트리턴은 만기 미스매칭 전략이나 레버리지 전략을 동원하는 등 운용 방식이 비교적 공격적이다.
문제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전 세계 증시와 채권시장이 폭락하면서 벌어졌다.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펀드가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으켰던 레버리지가 화근이었다. 레버리지를 쓰면 자산 가치가 올라갈 때는 수익률이 배로 올라가지만 반대일 때는 타격도 크다. 채권 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추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KS아시아 앱솔루트리턴펀드를 기초자산으로 DLS를 만들어 약 4000억원어치를 국내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에게 판매했고, 약 2000억원어치에 대해서는 몇 배의 레버리지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품은 지난달 말 젠투파트너스 측에서 조기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젠투파트너스는 레버리지를 일으킬 때 전체 자산이 일정 규모 이하로 떨어지면 자금을 빌려준 금융사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젠투파트너스가 만기가 다가온 펀드를 환매해주면 총 자산 규모는 작아지고, 이에 따라 금융사가 대출금 회수를 진행한다"며 "대출금을 걷어가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펀드에 영향을 주게 돼 모든 펀드에 대한 환매가 한동안 미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젠투파트너스 펀드를 판매한 국내 증권사와 은행은 적지 않다. 당장 7월 6일부터 만기가 돌아온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