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화라는 표현이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다."(최대현 KDB산업은행 부행장)
"산업은행도 결국 광의의 정부니까 (기자들이) 국유화라고 표현한 것 같다."(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표현을 놓고 금융권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딜이 최종적으로 무산되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 대주주로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코로나19 등 사태가 진정되고 항공업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매각에 나선다는 방향이다. 여기서 국책은행인 산은이 대주주가 된다는 의미를 두고 국유화란 표현을 쓰는 것이 옳은지가 논란의 지점이다. 우선 국유화의 사전적 의미는 '산업이나 기업의 소유권을 국가에 이관하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만으로 따져 보면 정부출자기관인 산은이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것인 만큼 '광의의 국유화'란 표현도 틀린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정부나 채권단은 '국유화'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닌 부채를 정부가 상환할 의무가 없고, 정부가 경영관리의 의무를 분담하지 않는 만큼 '은행의 관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특히 산은이 의결권을 갖게 돼도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것이 아닌 만큼 국유화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다만 정부·채권단 모두 어떤 것을 국유화라고 정의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조건을
채권단 관계자는 "국유화라는 단어에는 국가가 '영구적'으로 보유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경영 정상화 후 바로 재매각한다는 점에서 '기간'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