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ELF 판매액은 9924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4196억원)에 비해 1년 만에 136.5% 늘어났다. 올 상반기 판매액은 3조4581억원으로 전년 말(1조2791억원)보다 73% 증가했다.
ELF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한 공모펀드다. 기초자산은 주요 지수(코스피·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유로스톡스50·닛케이225·항셍종합지수) 중 3개를 선정해 활용한다. 주가가 일정 수준만 유지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ELS를 담는다는 점에서 ELT와 ELF 방식은 같다.
다만 ELT는 특정금전신탁에, ELF는 펀드에 ELS를 담는다. 고객들로서는 신탁과 펀드 둘 중 어느 상품에 담긴 ELS를 사든 수익률과 최소 가입 금액은 큰 차이가 없고, 마음에 드는 상품 구조를 고르면 된다.
ELF 판매가 늘어난 이유로는 올 들어 은행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떨어져 고객들이 ELF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89%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6년 1월 이후 0%대 금리는 처음이다. 저금리 기조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히 줄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27조6655억원으로 지난 3월(652조3277억원) 이후 감소 추세다.
예·적금과 달리 ELF 수익률은 통상 연 4~6%로 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수익률이 높아진 점도 인기 요인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요즘은 금리가 너무 낮아서 정기 예금은 아예 찾질 않고 ELF에 투자하는 고객이 많다"며 "기초자산이 주가 지수이다 보니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 투자자들이 여긴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에 연계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ELF 역시 원금을 전부 잃을 우려가 있어 투자 위험등급이 1등급(매우 높은 위험)이다.
은행권 역시 ELT 판매가 막히면서 비슷한 구조인 ELF를 키우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국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터지자 ELT 판매를 지난해 11월 잔액 기준(약 40조원)으로 제한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 ELT 신규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바 있다. 게다가 은행들이 '깜깜이 운용'으로 리스크가 큰 사모펀드 판매도 멈추기 시작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SC제일·씨티·농협·수협·경남·제주·광주·대구은행 등은 올 1분기 사모펀드를 아예 판매하지 않았다.
반면 공모펀드는 지난해 8월부터 ELF 판매를 중단했던 우리은행이 지난달 판매를 재개했다. 각종 사모펀드 사태에서 비켜간 KB국민은행도 올 들어 ELF를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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