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지난달 말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7월 말(120조2042억원)보다 4조705억원 늘어난 124조2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조8374억원, 7월 2조6810억원 증가한 데 이어 증가 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조631억원, 신한은행이 1조520억원 늘었다. 국민은행은 2017년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었다. 신한은행은 2007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월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6~8월 5대 은행 신용대출 월별 증가액이 각각 5586억원, 1조1875억원, 1조6479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단일 은행에서 5대 은행 합계액에 육박하는 대출이 실행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요인으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 랠리와 저금리 기조, 금융당국 규제,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저금리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성이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면서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증가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자금 수요가 그나마 규제가 덜한 신용대출로 몰린 '풍선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부 은행은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다. 통상 담보가 있어 안정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날 신한은행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1.81~3.68% 수준이었다. 반면 주담대 금리는 연 2.57~3.95%로 하단과 상단 모두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았다. KB국민은행 1등급 기준 신용대출 금리도 연 2.32~3.22%로 주담대 금리(연 2.24~3.95%)와 비슷했다. 최근 저렴한 금리에 간편한 절차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하나은행 비대면 대출 상품은 하루 평균 실행액이 기존 평균 150억원에서 최근 3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신용대출이 늘면서 앞으로 금융감독당국이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최근 급증세 요인으로 지적된다. 5대 은행 지난달 개인신용대출은 월 초반(1~13일)에 1조2000억원, 후반(14~31일)에 2조8000억원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19일 "과도한 신용대출이 주택시장 불안으로 연결되지 않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준수 등 관련 규정을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당장 신용대출을 조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에
[정주원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