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주식 투자 경험이 전무한 회사원 김모씨(30대·여)는 최근 주식거래계좌 개설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은행 저축만으로는 돈을 불리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 최근 주변 지인들이 주식 투자로 높은 수익을 내면서 호기심이 생겼다. '몇 시간 만에 몇 만원을 벌었다' 등의 이야기를 들으니 귀가 솔깃한 것이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2030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가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400선을 회복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쉼없이 상승 랠리를 이어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스피 시장은 이달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31조36억원으로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사상 처음으로 63조원을 돌파했다.
개인의 주식투자 열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1500선, 500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개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는데, 증시가 V자 회복에 성공하면서 이들 상당수가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예금금리가 0%대로 떨어지는 저금리 시대에 주식을 하지 않던 이들도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국내 개인 주식투자 붐은 2030세대의 주도하에 지속되고 있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의 56%가 20~30대이다. 삼성증권 역시 올 상반기 기준 신규계좌 개설 고객 가운데 20대~30대가 52.5%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젊은 세대들에게는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유혹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9거래일 연속 증가해 16조95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8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펀더멘털과 수급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으로 결정된다"며 "개인의 수급영향력이 높은 현 상황에서 주가는 펀더멘
그러면서 "시가총액을 고려하지 않는 동일가중 인덱스는 또다른 쏠림 현상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인위적인 쏠림의 결말은 좋지 않았다. 시장이 우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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